볼츠만의 원자 (Boltzmann's Atom) 책 - 호기심



볼츠만은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처럼 세상에 널리 알려진 물리학자는 아니지만 고전 물리학과 현대 물리학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아주 능력있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뉴턴의 역학 법칙은 시작 조건이 주어지면 어떤 물체가 그 다음 어디로 갈지 정해지므로 모든 미래가 결정되어 버리는 것이 마찬가지이고, 사람들은 모든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그러나 같은 방법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현상이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브라운 운동이라고 알려져 있는 액체 위에 뿌려진 꽃가루의 무작위의 움직임도 뉴턴의 역학 법칙을 따를 수 밖에 없을텐데, 도무지 꽃가루가 어디로 나아갈지 미리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브라운 운동이 무작위로 움직이는 액체의 분자들이 꽃가루에 부딪혀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을 밝혀낸 사람은 바로 아인슈타인이고, 프랑스의 장 바티스트 페랭이 이를 실험을 통해 증명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처럼 원자나 분자처럼 작은 알갱이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여서 이루어진 뭇알갱이계(many-particle system, 다입자계)에서, 하나 하나의 알갱이는 뉴터의 역학 법칙을 따라 움직이지만 계 전체는 협동 현상(cooperative phenomenon)이라고 하는 새로운 성질을 드러내게 되며 그것은 통계 기법을 통해 알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큰 소리로 외친 사람이 바로 볼츠만이다.

볼츠만은 열역학 제2 법칙으로 설명되는 '엔트로피의 증가'가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라는 것을 수학 기법으로 증명하게 되는데, 이 때만 해도 원자는 물론 분자의 참 모습이 무엇인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던 터였고, 더군다나 법칙이라는 것이 늘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높다라는 것은 뉴턴으로부터 제자리를 잡은 결정론의 눈으로 볼 때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다. 볼츠만의 이야기는 원자나 분자가 있다면 그것들로 기체의 운동을 수학으로 잘 설명하고 있지만, 거꾸로 그의 주장만으로 원자나 분자의 존재를 증명하기에는 힘이 모자랐던 것이다.

같은 고향 출신으로 물리학자로 시작했지만 철학자로 더욱 이름을 널리 알렸던 에른스트 마흐는 '원자의 존재를 믿을 수 없다'고 하며, 경험이나 실험을 통해 직접 얻지 않은 상상의 개념으로 세상을 설명하려 한다며 끊질기게 볼츠만을 괴롭힌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을 경계하는 수준을 넘어서 제대로 된 이론을 아예 만들 수 없을 만큼 엄격했던 마흐의 주장은 훗날 잊혀지지만, 볼츠만은 물리학 자체 보다 마흐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새로 물리학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젊은 물리학자들의 새로운 발견이나 이론들이 자기의 생각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있는지 미처 알지도 못 한채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세상을 위해 스스로 커다란 징검다리 하나 남기고서.

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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