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래스카의 자연과 알래스카에서 자연의 일부로 살고 있는 사람들 사는 이야기를 빼어난 사진과 글로 담고 있는 책이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내 마음을 빼앗는 것은 호시노 미치오라는 사람이다.
십대에 우연히 사진으로 본 알래스카의 마을 풍경에 반해 정확한 주소와 수신인도 모른채 그저 마을로 편지 한장을 띄우고, 그 답장으로 받은 초대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머나먼 알래스카로 주저없이 달려갈 만큼 열정에 넘치지만,
철 따라 옮겨 다니는 거대한 카리부 떼를 쫓기 위해 몇년 동안 찬 바람이 살을 에는 사람의 흔적 하나 없는 벌판을 뚜벅 뚜벅 걸어다닐 만큼 끈기 있으며,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물론이요 곰 한 마리, 풀 한 포기, 열매 한 움큼 마저 소중하게 맞이하는 따뜻한 마음과 놓아야 할 때 연연하지 않는 담백함까지.
그는 참으로 소박하고 순수하다.
호시노 미치오라는 한 사람의 매력은 더불어 이런 사람이 나올 수 있고 그의 이야기와 사진이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일본이란 나라도 다시 한번 바라 보게 한다.
우리를 강제로 식민지로 지배했고 지금도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은 채 호시탐탐 우리의 땅과 바다를 노리는 두려움과 미움의 대상이지만, 이따금씩 언론으로 만나게 되는 일본의 양심 있는 시민 사회와 글쓴이의 선한 눈망울이 왠지 모르게 겹쳐 보인다. 그것은 아마도 그들을 통해 느끼는 인간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믿음이라는 공통점 때문일 것이다.
9점.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