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 가족의 용기있는 선택 (Catch A Tiger By The Toe) 책 - 생각하며 살기



미국의 상원 의원인 매카시가 빈 종이를 한 장을 들고 거침없이 시작한 공산주의자에 대한 마녀 사냥이 온 미국을 휩쓸었던 1950년대를 다룬 소설이다. 소설이다보니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은 지어냈을지 몰라도, 책에 나오는 상황은 글쓴이가 스스로 겪었거나 그때의 신문이나 잡지 등을 통해 알고 있는 생생한 현실을 재구성한 것이다.

글쓴이는 매카시즘으로 일컬어지는 미국 민주주의의 큰 위기와 상처를 모르는 요즘의 어린 아이들을 위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래서 책의 내용도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인 어린 소녀의 눈을 따라 가고 있어 오히려 그때의 두려움과 아픔이 손에 잡힐 듯 전해 온다.

매카시즘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글쓴이가 강조하려는 것은 민주주의 파괴다.

공산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는 물론이고, 공산당을 지지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주장하는 인종 차별에 함께 했다는 이유,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많은 공무원, 영화배우, 교수, 소설가, 교사, 노동자들이 억울하게 자신의 일터에서 쫓겨난다.
여기서 인종 차별에 반대하거나 노동조합에 가입한 것이 어떻게 공산주의자에 동조한 것인지, 공산주의에 동조한 것이라도 미국의 헌법 테두리에서 허용된 공산당에 가입한 것이 어떻게 국가를 위협했는지의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더군다나 그 사람이 정말 그런 일을 했느냐 아니냐도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거기서 벗어나는 길은 또 다른 이름을 부는 것 밖에 없다.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 공산주의자나 거기에 동조한 사람으로 낙인 찍히는 순간, 그들의 어린 아이들도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게 되어 말 걸어 주는 친구 하나 없는 신세가 되거나 학교를 옮기거나 해야 한다.

그러나 책에서 어린 소녀를 정작 힘들게 히는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따돌림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곳으로부터의 감시에 대한 두려움이다. 가족들의 정치적인 의견이 매카시와 다르다는 것 또는 인종 차별이나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양심에 따른 행동을 누군가 FBI에게 고발하지 않을까 두려워, 어린 소녀는 친구들에게 가족에 대해서는 아예 말을 꺼내지도 않으며, 친구네 집에는 놀러가면서도 자기 집으로는 아무도 초대하지 못 한다. 그리고 때로는 친구나 선생님에게 거짓말까지 해야 한다. 매 순간마다 말 실수를 할까봐 언제나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

이것이 머나먼 미국,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50여 년전의 일일 뿐일까?

정권이 바뀌자마자 '좌파 척결'을 외치며 임기가 남아 있는 기관장들 쫓아내기,
광우병 소의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 시위 참여자들의 배후에 불순 세력이 있다고 덮어 씨우기,
정부보다 더 정확하게 경제를 전망하고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인터넷 논객을 무리하게 구속하여 수사하기,
인터넷에서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제한할 가능성 큰 유례가 없는 사이버 모욕죄 만들기...

이것은 바로 발 딛고 사는 대한민국의 2009년 현재의 모습이다.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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