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義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 (Stumbling Toward Justice) 책 - 생각하며 살기



먼저 읽기 내려가기가 쉽지 않은 책이다. 출근 시간에 1시간 남짓 씩 날마다 읽었는데, 꼬박 4주가 걸렸다. 적게 읽은 날은 1시간 동안 5장 남짓 밖에 못 읽은 적도 있었다.

번잡한 지하철 속에서 읽기에는 생각할 꺼리를 너무 많이 던져준다는 것, 생각할 꺼리들이 어느 하나 가볍지 않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글쓴이의 생각의 흐름을 이해하고 따라 가기에 벅차다는 것들이 그 이유다. 옮긴이도 옮기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고백하고 있는데, 나쁘지 않은 번역에도 이 정도이니 짐작할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글쓴이가 말하는 '정의'란 무엇일까? 글쓴이의 생각의 흐름에 이름을 붙인다면 무엇이 알맞을까?
환경과 생태 환경의 보존을 외치는 생태주의?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반신자유주의?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반자본주의? 국가에 반대하는 아나키즘? 문명 자체를 거부하는 반문명주의?
뭐라 이름을 붙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옮긴이인 녹색평론의 발행인 김종철 선생께서 쓴 글의 제목이기도 한 '인류의 희망은 고르게 가난한 사회에'라는 말이 이 책이 말하려고 하는 바를 가장 쉽게 간추린 것이라 생각한다.

불편하더라도 스스로 땀 흘려 길러서 먹고 거기서 소박한 행복을 찾을 것,
그래서 몇몇 거대 독점 기업에 의해 세계 곳곳의 농업 사회가 무너지는 것을 막을 것,
나를 위한 소비가 아니라 소비를 위한 소비에서 벗어날 것,
석유 때문에 벌이는 뻔뻔하고 잔인한 전쟁에 반대하는 피켓을 드는 것도 좋지만 스스로 석유를 바탕으로 돌아가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의존을 끊어낼 것,
사람의 건강과 생명 보다 추악한 돈 벌기의 수단으로 전락한 요즘의 의료 시스템에 의존하느니, 나의 생각과 의지에 따라 건강하게 살 수 없다면 죽음도 당당하게 받아들일 것...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갸우뚱하게 되는 이야기들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내가 오늘 사 마시는 커피 한 잔에 얽혀 있는 거미줄 처럼 촘촘한 세상의 연결 고리에 아찔해 진다.
어디까지 버리고, 무엇을 남겨야 할까?

글쓴이가 책에서 여러 번 소개하고 있는 시몬느 베이유와 간디에 대한 글과 옮긴이의 글도 함께 읽고,
다시 되돌아와 읽어봐야 겠다.

옮긴이의 또 다른 글: “요즘 덮어놓고 생명, 생명…말의 타락 극한”

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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