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일처제를 위해 저항하라!?! 조각 모음

아직도 수렵채집을 하며 사는 원시 부족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면, 남자는 가장 중요한 사냥 외에는 그 어떤 일도 하지 않으며 여자가 아이돌보기, 집짓기, 음식 만들기, 옷만들기, 물 길어오기 등 모든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합니다. 심지어 사냥을 나가지 않는 동안에도.

 

이런 부족들이 모두 일부다처제를 가지고 있지는 않겠지만, 일부다처제를 받아들이고 있는 부족에서는 어쩌면 여자들이 우리의 눈으로 보기에 너무나도 부당한 대우와 마음 속의 질투심을 어쩔 수 없이 억누르게된 이유는 고된 노동을 나눌 일손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아직도 몇몇 나라는 남자들이 자신이 가진 재산의 크기에 비례하여 많은 여자들을 부인으로 맞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은 많은 나라들에 사는 사람들은 그런 결혼 제도가 윤리나 도덕의 눈으로 볼 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일처제를 법으로 정한 나라들의 빈부의 격차가 극단적으로 심해질 경우, 고단한 일부일처제 대신 차라리 먹고 살 수 있는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를 법이 허용하든 말든 공공연히 받아들이는 사회로 바뀌는 것은 아닐까? 결혼이 사랑의 무덤이라고 생각하든 말든, 돈으로 배우자를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아직 결혼하지 않았으나 결혼을 원하는 모든 젊은이들이여 분노하고 저항하라! 자신은 이미 결혼을 했으나, 자기의 자식이 돈에 팔려 갈지도 모른다는 것을 걱정하는 부모들이여 분노하고 저항하라!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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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Taste) 책 - 자유롭게 재밌게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로알드 달의 짧은 이야기 10개를 엮어서 만든 책. 놀라운 것은 이야기 하나 하나가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까지는 그 끝을 미리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 마음 속의 작은 빈 틈을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져 손을 들게 만든다고 해야 할까. 짧지만 군더더기 없이 강렬하고 매력이 넘치는 이야기들에 홀린 듯 빠졌다가 눈을 뜨니 꿈에서 깨어난 듯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읽는 이를 손바닥 위에 올려 놓고 마음대로 주물러 대는 글쓴이의 이야기 솜씨에 다시 한번 감탄.

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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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 책 - 생각하며 살기



영화나 드라마를 빌어 인권에 대한 기본을 쉽게 알려주고 있는 이 책은 여러 가지로 남다르다. 아니 요즘 세상이 이 책을 남다르게 만든다고 해야 할런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걱정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거의 빠짐 없이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며, 이 책을 기획했던 국가인권위원회가 위원장의 '정권 눈치보기'에 견디다 못해 위원들이 줄사퇴를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얼마전 기독교 신자들이 사찰에서 '땅밟기'를 하면서 불교를 없어져야 할 우상숭배로 몰아세우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시끄러워지자 사과를 하는 일이 있었다. 어떤 이는 이런 일이 '일부'의 기독교 신자들만의 지나친 행동이라고도 하지만, 또 어떤 이는 '공공연한게 퍼져있는' 일이라고도 한다. 이번 일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우리의 헌법을 우습게 보는 일이기에 '종교 분쟁'이라고 좁게 볼 수 없는 아주 걱정스러운 문제이다.

그리고 동성애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에 반대하며 동성애를 그린 '드라마' 때문에 아이들이 동성애자가 된다느니 동성애 차별을 금지하자고 하는 사람들은 '빨갱이'라느니 하는 어의 없는 주장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동성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선입견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알 수 있게 한다.

G20 회의에서의 인권 침해를 감시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국제엠네스티 조사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 사회에서 인권의 희망이었던 한국에 대해 이젠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자는 현 정부가 무엇을 되돌리려고 하는 것인지 걱정스럽고 두렵기만 하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빠졌지만, 꼼꼼하고 신중하게 써내려간 이 책은 읽는 이에게 여러 가지 생각 거리를 던져줄 뿐아니라 무엇보다도 누구나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좋은 책이다. 트위터에서 글쓴이 김두식(@kdoosik) 교수의 글을 따라가서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런 좋은 책을 기획할 날이 빨리 돌아오기를 바란다.

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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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 전등사

오랜 만에 강화도에 다녀왔다. 단풍 놀이 하러 멀리 가기에는 시간이 모자라서 가까운 곳에 찾다보니 전등사 단풍이 좋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발해서 그런지 가는 길은 거의 막힘이 없었다. 강화대교를 건너서 외포리 쪽으로 좌회전하는 삼거리에서만 풍물시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들이 밀려서 신호를 몇번 기다려야 했다.

마침 안개가 짙어서 경치를 제대로 못 보면 어쩌나 하고 속으론 걱정도 되었지만, 강화도에 몇번 가보았어도 이번이 처음인 전등사에 간다는 설레임이 앞섰다. 강화도에 들어가서도 30분 남짓을 달려서 전등사에 이르렀는데, 바로 옆 넓은 빈터에서 농산물 직거래 장터가열려서 주차장이 벌써 북적댄다. 전등사 남문으로 돌아가서 가까스로 빈 곳을 찾아 차를 세우고 입장권을 내고 성큼 들어서니, 한 발자욱 들어섰을 뿐인데도 오래된 나무들이 어우러져 펼쳐지는 경치가 마치 깊은 산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들어갈 수록 기기묘묘한 나무들의 모양새와 자욱한 안개로도 다 감추지 못 하는 고운 단풍에 마음을 쏙 빼앗기고 말았다. 대웅전으로 오르는 길에 눈길을 잡아 끄는 600년된 은행 나무, 겨울의 눈 대신 단풍잎이 소복하게 쌓여 있는 찻집의 지붕, 한 폭의 수묵화와도 같은 안개낀 산등성이. 크지는 않지만 참 아늑하고 예쁜 사찰이다. 내려오는 길에 보니 '템플스테이'도 되는 모양이다.다음에 시간을 길게 내어 가족들과 하루 이틀 머물러 봐야 겠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나무 우거진 산길을 거닐고 싶은 곳이다.


[전등사에 오르는 길]



[600살 된 은행나무]



[안개낀 단풍이 고운 사찰의 풍경]



[그림처럼 아담한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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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책 - 자유롭게 재밌게



넓은 접시 위에 아까워서 못 먹을 만큼 예쁘게 담아내 그 위에 금가루까지 뿌려 잔뜩 멋까지 부린 비싼 회도 한번쯤 먹어볼 만하지만, 서민이라면 아무래도 그 호사스럼 앞에서 주눅드는 마음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손맛 깔끔한 반찬에 두툼하게 썰어서 투박하지만 푸짐하게 담아낸 소박한 회 한 접시는 우리의 입만 만족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 찌든 마음의 응어리를 푸근하게 풀어주어 고향이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도 같은 깊은 추억을 우리에게 남기기도 한다.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는 음식으로 치자면 바로 이런 느낌의 책이다.

거문도에서 태어나 도시로 나와 이 일 저 일 하다가 다시 섬으로 돌아간 글쓴이는, 하루 하루 먹고 살기 위해(!) 낚시를 하고 조개를 캐며 해초를 딴다. 꾸밈도 없고 잘난 척도 없이, 스스로 생계형 낚시꾼이라 이름 붙인 섬에서의 생활과 음식, 그리고 그 음식에 깃든 애틋한 기억들을 담담하지만 구수하고 들려 준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살면서 겪는 희로애락 모두 결국은 먹고 사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 아닌가. 금칠한 것을 먹든 소박하게 누룽지 한 그릇 물을 부어 말아 먹든 말이다. 이렇게 우리 모두는 다른 듯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 가며 나름의 바다로 허기를 채우기 위해 오늘도 뛰어드는 것이다.

그나 저나 책을 읽는 동안 입 안에 침이 고이고 배가 너무 고파져서 먹는 것 참느라 고생 좀 했다.


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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